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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리진 데이즈 출발!

Minery 2009. 10. 18. 00:23

리진과 나는 얼마전 이별을 맞이했다.

우리는 대학교 1학년 때 서로의 존재를 알게되었고 약 2년간 서로 짝사랑을 했고 그 이후 3년간 연애를 했다. 우리가 헤어지던 날 우리는 스스로 자평하기를 위대한 사랑을 했다고 했다. 그대가 좋아하는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한쌍의 바퀴벌레 같은 연애를 했다.
서로가 서로의 이유를 이해하고 사랑한단 말을 주고 받으며 이별을 인정해야 했을 때 나는 나를 탓할 수도 리진을 탓할 수도 없었다. 나의 모자람을 탓하고자 했으나 마땅치 않았고 리진의 성급함을 탓하기엔 상황이 절박했다. 물론 나라는 사람이 그리 잘났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나의 모자람을 말하기 이전에 불어온 바람을 원망하는게 더 맞는 상황이였다.

바람이 그리로 불어버렸는데 누구를 탓할까.

많은 노래가사에서 그리하고 드라마에서 그리하듯 '사랑하니까' 바람이 다시 반대편으로 불어올 때까지 기다리는건 어떨까? 나또한 그리하리라 생각은 하고 있지만 리진에게 약속을 하진 않았다. 내가 너를 기다리겠노라 약속하고 눈을 부라리면 그대의 마음은 얼마나 아플 것이며 미안하겠는가. 그리고 심적 압박도 받을 것이다. 신이 신의 동산에 선악의 열매를 놓아둔 것은 아담과 이브에게 덫을 놓은 것이 아니라 선택의 자유를 주었기 때문이라했다.

그러나 잊기엔 아까운 기억이 너무 많다.

더구나 나는 이상하게 내게 일어난 일들을 잘 기억하질 못한다. 그리고 기억을 되새김질 하는 것을 참 어려워한다. 하지만 내가 기억하고 내가 기록하지 못한다면 그 누구도 기억해줄 수 없다. 그래서 비록 나는 괴롭겠지만 나는 나를 그리고 나의 사랑을 기억하려한다. 그리고 이 곳에 기록할 것이다.

리진과 함께한 나의 기억, 리진 데이즈 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