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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억하는 가장 어린 시절은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하던 때이다. 장소는 지금의 서울 하일동이다. 하일동에 우리 집이 있었는데 우리집엔 색동이라는 강아지가 살았고 마당이 있었고 양옥식 집이였다. 마당에서 집으로 들어가려면 작은 계단을 올라가야했는데 난간을 미끄럼틀로 이용해 놀았었다.
집 인근에는 배밭같은게 있었는데 거기서 나는 사촌 누나들하고 놀았던 기억이 있고 생생히 남아있는 유일한 기억은 갈색 말 모양의 바퀴달린 탈 것을 힘차게 밀었는데 잘 안나가서 쩔쩔매던 모습이다. 마당에서도 타고 집 밖으로 나가서도 탔는데 집에서 저 멀리 나가면 교회같은 곳이 하나 있었다. 그 곳에 가려면 내리막을 하나 내려가는데 형이 나를 그 곳으로 데려가서 그 말을 내려주곤 했다. 나는 그게 아주 신나고 재밌었다.
어느날인가 엄마가 나를 그 교회에 유치원이라고 넣어준적이 있는데 하루만에 울면서 안간다고 했다. 느낌이 나쁘진 않았는데 내겐 너무 낯설은 곳이였다.
대전고모댁 누나들이 하일동 집에 놀러온 적이 있었는데 그랬다는 기억만 나고 뭘 했는진 모르겠다.
우리집 옆에는 두 딸을 가진 집이 있었다. 나이대가 형이랑 비슷한 누나 한명이랑 그보다 작은 여동생이 있는데 나이는 어땠는지 모르겠다. 여튼, 그 집 두 딸과 노는 날이 많았다. 빨간 다라이에 물을 채우고 그 안에 첨벙첨벙하기도 했고 장미꽃을 따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