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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일동 집은 아직 내게 미스테리한 곳이다. 정확한 구조나 마을의 생김새, 길이 어디로 어떻게 났는지 그런게 희미해서 내 기억이지만 나도 참 궁굼하다.
가만히 그 곳의 지리를 되짚어보면 하일동에서 서울올라가는 길에 해태상이 길 양 옆에 있고 그곳엔 육교가 있었다. 육교근처에서 버스내리면 산길 같은 것을 통해 우리집까지 걸어갈 수 있었는데 그 거리가 약 10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당시 나에겐 상당히 긴 길이였고 난 그길을 따라 버스를 타거나 집에오는게 참 싫었다.
육교에서 집으로 오는길에 오른쪽을 쳐다보면 낮은 산이 하나 있는데 그 산의 모양이 거북이랑 비슷해서 거북산이라고 불렀다. 산에가면 육이오전쟁 때 썼을법한 진지 같은게 제법 있었다. 형과 형친구들을 따라 그 산에 종종 올라가서 놀았는데 진지 안에는 가끔 총알 같은걸 주울 수 있었고 그래서 주로 그 산에는 총알을 주우러 올라가곤 했다. 어느날인가 엄마가 새 신발을 사준날이였다. 새 신을 신고 거북산에 올라갔는데 한참 놀다가 어느 구덩이에 내 발이 빠지고 신발을 잃어버렸다. 한참 신발을 찾다가 그냥 집에 돌아와서 형이 내게 막~ 뭐라고 했었다. 난 울지 않았다. 왜 형이 화내는지 이해를 하지 못했을 뿐이다.